
[블록체인투데이 이아름 기자] 유럽이 ‘암호자산시장 규제법(MiCA)’ 도입 이후 글로벌 암호화폐 경쟁에서 미국을 앞서 나가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유럽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을 보도했다.
영국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페이비스(Paybis)의 공동 창립자이자 사업개발책임자인 콘스탄틴 바실렌코(Konstantins Vasilenko)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 1분기 유럽연합 고객의 거래량이 전분기 대비 7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MiCA 규제가 발효된 시점과 정확히 맞물린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내 활동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바실렌코는 “미국의 리테일 거래는 줄어든 반면, 유럽 고객들은 더 크고 전략적인 거래를 하고 있다”며 “MiCA 라이선스 창구가 열린 1월 이후 단순 거래 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거래 규모는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플랫폼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감지된다. 시장 데이터 업체 카이코(Kaiko)에 따르면 현재 코인베이스(Coinbase)의 현물 거래량 중 개인 투자자 비중은 18%에 불과한데, 이는 2021년의 40%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로빈후드(Robinhood) 또한 올해 1분기 암호화폐 거래량이 35%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은 MiCA 규제에 발맞춘 기업들의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OKX, 크립토닷컴(Crypto.com), 바이비트(Bybit) 등 주요 거래소들이 이미 MiCA 라이선스를 획득했으며, 최근에는 코인베이스도 룩셈부르크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라이선스를 승인받았다.
바실렌코는 “MiCA는 단일 라이선스 체계를 통해 하나의 회원국에서 허가를 받으면 EU 전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법적 보호가 국경을 넘어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 큰 신뢰를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MiCA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1:1 준비금 보유, 정기 감사, 자산 분리 등 강력한 요건을 명시하고 있으며, 미피드(MiFID) 스타일의 투자자 보호 규칙을 도입해 정보공개, 숙려 기간, 수수료 투명성 등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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