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이아름 기자] 타일러 윙클보스(Tyler Winklevoss)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으로 지명한 브라이언 퀸텐즈(Brian Quintenz)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31일(현지 시각) 더블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퀸텐즈를 CFTC 위원장으로 지명했고, 당시에는 암호화폐 업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기대 섞인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백악관은 상원 농업위원회에 퀸텐즈 인준 표결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월요일 저녁 예정됐던 상원 표결은 갑작스레 취소되었으며, 그 배경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윙클보스는 퀸텐즈가 암호화폐 산업과 맞지 않는 가치관을 갖고 있으며, 이해충돌 문제까지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는 상원 내 찬반 표 계산에 문제가 있었거나, 미국 게임협회가 퀸텐즈의 예측시장 지지 성향에 우려를 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윙클보스 형제를 비롯한 업계 주요 인사들의 반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인사 논란은 a16z의 글로벌 정책 책임자이자 예전 CFTC 위원이었던 퀸텐즈가 과거 경쟁사와 관련된 비공개 정보를 CFTC로부터 얻으려 했다는 이메일이 공개되며 불거졌다. 퀸텐즈는 현재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윙클보스와 업계 인사들은 퀸텐즈가 적임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그 배경에는 다음 세 가지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첫째, 퀸텐즈는 스마트 계약 개발자에게 직접적인 법적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인 바 있다. 이는 현재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 공동 창업자 로먼 스톰(Roman Storm)이 기소된 사건과 맞닿아 있는 민감한 쟁점이다. 해당 사건에서는 북한 해커 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토네이도 캐시를 이용해 자금을 세탁했다는 이유로 개발자가 책임을 지게 되었다.
둘째, 퀸텐즈는 공직 경험이 풍부하지만, 정부 예산 확대를 주장해온 이력이 있어 ‘작은 정부’를 표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학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있다. 그의 CFTC 예산 확대 구상은 현재 논의 중인 ‘클래러티법(Clarity Act)’의 입법 방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셋째, 퀸텐즈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는 암호화폐 진영 내에서 탈중앙화와 개인 주권을 중시하는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평가다.
현 시점에서 퀸텐즈를 대체할 마땅한 후보가 거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윙클보스는 “우리는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정부를 만들기 위해 싸워왔지, 새로운 문제를 자초하려 한 게 아니다”라며, 퀸텐즈 지명이 확정될 경우 큰 실망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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