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이아름 기자] 총 8000 BTC가 담긴 하드드라이브를 우연히 버린 후 12년간 이를 찾기 위해 매립지 발굴을 시도해 온 제임스 하웰스(James Howells)가 결국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혀 물리적 복구 시도를 포기했다.
5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는 하웰스가 오래 전 실수로 버린 비트코인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이 비극적인 사건을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전환해, 새로운 디파이(DeFi) 토큰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웰스는 영국 뉴포트 매립지를 사들이기 위해 2500만 파운드(약 3330만 달러)를 제안하고, 드론 탐사와 법적 소송까지 벌였지만, 지난 3월 영국 항소법원은 “성공 가능성이 없다”며 매립 허가 요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하웰스의 12년에 걸친 발굴 여정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 이야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하웰스는 “이제는 더 이상 하드드라이브를 꺼내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이야기를 블록체인 위에 올려 영구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접근할 수 없는 궁극의 금고’로 비유하며 "새로운 토큰이 실물 BTC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상징적인 가치와 내러티브로 충분히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3년, 그는 사무실 정리 도중 실수로 비트코인 지갑이 담긴 하드드라이브를 버렸다. 당시 그가 채굴한 8000 BTC는 개당 1달러도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약 9억 500만 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지닌다. 이 사건은 이후 자산 자가보관에 대한 교훈적 사례로 널리 알려졌다.
그간 하웰스는 민간 자본을 활용한 발굴, 토지 매입, 심지어는 비트코인 21% 가치를 기반으로 한 오디널즈 토큰 발행 등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뉴포트 시 당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하웰스는 “10년 동안 그들과 협상할 기회를 줬다. 더 뭘 하라는 건가? 왕에게 직접 진군하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제 그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어2 네트워크를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토큰은 실제로는 쓸 수 없는 8000 BTC를 상징하며, 토큰 보유자는 마치 이 전설적 사건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하웰스는 “우리는 8,000 BTC 지갑에 접근할 필요가 없다. 이 토큰은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매립지는 누구도 열 수 없지만 모두가 볼 수 있는 금고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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