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블랙록(BlackRock)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장에서 주요 수탁자로 부상하며, ETF를 통한 자산 축적이 거래소 중심의 구도를 빠르게 뒤흔들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이더리움 ETF(iShares ETH ETF)는 현재 360만 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코인베이스(Coinbase)보다 불과 20만 개 적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불과 두 달 만에 120만 개를 추가 매입한 결과로, 이 속도가 유지된다면 연말까지 코인베이스를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바이낸스(Binance)의 수탁 규모와의 격차도 110만 개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바이낸스는 여전히 470만 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며 최대 수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19년 250만 개에서 늘어난 수치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세는 둔화됐다. 반면 코인베이스는 2019년 800만 개 이상을 보유했던 최대 이더리움 수탁 기관이었으나, 현재는 380만 개로 줄어들며 6년 만에 52%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암호화폐 수탁 트렌드의 뚜렷한 전환을 보여준다. 점점 더 많은 기관이 거래소보다는 규제된 ETF를 선호하면서 블랙록의 빠른 자산 축적이 시장 구조의 근본적 재편을 이끌고 있다. ETF 보유량의 가속적 증가로 유통 가능한 공급이 줄어들고, 이는 이더리움에 대한 기관의 장기적 신뢰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비트코인에서도 뚜렷하다. 최신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현재 약 74만5357 BTC를 보유하며, 코인베이스(70만6150 BTC)와 바이낸스(58만4557 BTC)를 이미 넘어섰다. 이는 블랙록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에서 최대 기관 수탁자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며, 암호화폐 시장 구조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거래소 유입량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30일 평균 유입량은 2023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이는 비트코인이 약 11만1000달러에 거래되는 상황에서도 나타난 현상이다.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모두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입금을 기록해, 개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 매도 압력을 줄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더리움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30일 단순이동평균(SMA) 기준 유입량은 4월 10일 저점인 25 ETH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당시 가격은 1700달러였지만 현재는 약 46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가격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소 유입이 줄어든 것은 투자자들이 매도를 꺼리며 현 시장 포지션에 대한 확신을 강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hjh@blockchain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