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디지털뉴스팀] 글로벌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파생상품 거래가 막혀 투자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미결제약정 규모가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돌파했고,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선물 거래량도 최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CME·바이낸스서 선물 거래량 급증…"대세로 떠올라"
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CME에서 가상자산 선물 상품의 총 미결제약정 규모는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분기 가상자산 선물 상품의 일평균 거래량 또한 전 분기 대비 136% 상승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선물 거래도 활발하다. 지난 7월 바이낸스의 월간 선물 거래량은 2조 5500억 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달 18일에는 일일 거래량이 1340억 달러를 기록해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OKX와 바이비트 역시 지난 7월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 진입과 기관투자가의 헤지 수요가 맞물리며 가상자산 선물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크툰 J.A. 크립토퀀트 분석가는 "가상자산 상승장에서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이 늘며 선물 시장이 활성화했다"고 설명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선물 거래의 비중이 확대되며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관투자가 입장에선 보유 자산을 헤지하는 수단으로 선물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제한된 자금으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도 수요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코빗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기준 가상자산 파생상품 중 하나인 '무기한 선물'은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대금의 약 76%를 차지했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 없이 롱·쇼트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펀딩비(funding fee)라는 수수료 체계를 통해 현물·선물 간 가격 괴리를 조정한다.
코빗 리서치 센터는 "파생상품은 현물과 선물의 차익거래(아비트리지)를 통해 가격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자에게 가격 변동에 대응할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미국 등 주요국도 관련 제도 수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4월 무기한 선물 도입에 대한 공개 의견을 수렴했다. 이달 초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함께 가상자산 레버리지, 마진 거래와 관련한 지침 마련 계획을 발표했다.
파생상품 거래 막힌 韓…"유연한 정책 접근 필요해"
반면 한국은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가 막힌 상황이다. 최근 업비트와 빗썸이 '코인 대여 서비스'를 통해 최대 4배 레버리지 투자를 지원했지만, 금융위원회는 5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레버리지 투자를 제한했다.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레버리지형 투자와 원화 상환 구조의 금전성 대여가 금지됐으며, 제삼자 협력·위탁을 통한 간접 대여도 허용되지 않는다.
규제로 인해 투자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위의 '2024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만 총 96조 9000억 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해외 거래소 등 외부로 출고됐다.
코빗 리서치 센터는 "국내에서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제공이 불가능해 차익거래·헤지 수요가 자연스레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며 "제도권 내 파생상품 시장의 부재가 유동성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생상품 정의 재정립, 기초자산의 범위 확대, 테스트베드 및 제한적 라이선스 도입 등 정책적으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투자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원인을 명확히 짚어야 한다"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파생상품 시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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