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XRP 거래소 보유량이 단 하루 만에 12억 개 늘어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동시에 가격은 다음 날 3달러를 돌파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투자자들의 매집 신호일지 매도 준비 신호인지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고 10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보유량 급증은 특히 거래소 대형 유입에 의해 주도됐다. 바이낸스(Binance)는 XRP 보유량을 29억2800만 개에서 35억3800만 개로 늘리며 단숨에 6억1000만 개를 추가했다. 빗썸(Bithumb)도 16억4700만 개에서 25억1900만 개로 크게 증가했고, 바이비트(Bybit)는 1억8800만 개에서 3억8000만 개로 거의 두 배가 됐다. OKX는 단 하루 만에 11만2000개에서 2억3300만 개로 폭발적인 상승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거래소 보유량 증가는 매도 압력 확대 신호로 해석된다. 공급량이 늘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유입은 XRP가 2.73달러라는 핵심 지지선에 도달한 시점과 맞물려 단순 매도 신호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대강도지수(RSI)와 MACD 등 기술적 지표가 매도 압력 완화를 나타내고 있어, 실제로는 시장 매도 목적보다는 특정 이벤트 대비 유동성 확보나 대규모 보유자의 전략적 재배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도에 따르면 가격 움직임도 흥미롭다. 보유량이 급증한 직후 XRP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면서 10일에 3달러를 돌파했고, 월간 기준으로는 8.43% 상승했다.
주말 동안에도 매수세가 이어졌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돔(Dom)은 바이낸스 선물시장에서 300만 XRP 규모의 매수가 연쇄 반응을 일으켜 15분 만에 1,000만 개 이상의 순매수 압력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흐름은 주말 내내 유지됐고, 코인베이스(Coinbase)에서도 800만 개 순매수가 보고됐다.
시장 분석가 차 스타인그래버(Char Steingraber)는 "XRP가 3달러를 회복했지만, 69억 달러의 총 거래량 속에서 실제 순유입액은 2390만 달러에 불과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매수세가 공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유동성이 즉각적인 가격 상승을 제한했음을 보여준다.
선물 시장에서는 기관 수요가 뚜렷하다. CME의 개방형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전월 대비 74% 늘어나 3억8600만 XRP에 도달했다. 전체 선물 수요 역시 79억1000만 달러 규모로 5% 증가했다. 다만, XRP 선물은 현물 대비 7% 프리미엄에 거래되며 레버리지 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동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다른 알트코인들에 비해 XRP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이는 ETF 승인 기대감이 여전히 시장 심리를 지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코인텔레그래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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