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94년 역사를 가진 뮤추얼펀드 운용사 캐피털 그룹(Capital Group)이 보수적인 투자 성향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관련 주식에 투자한 10억 달러 규모의 베팅을 60억 달러 이상으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고 14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움직임을 이끈 인물은 25년 경력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크 케이시(Mark Casey)다. 그는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과 워런 버핏(Warren Buffett)에게서 영향을 받은 투자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비트코인의 잠재력에 주목해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케이시는 벤처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와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나는 비트코인을 정말 좋아한다.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 중 가장 멋진 것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지난 4년 동안 캐피털 그룹은 주로 ‘비트코인 국채 기업’, 즉 대차대조표에 대규모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상장 기업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노출을 확대해왔다.
캐피털 그룹이 가장 크게 베팅한 종목은 스트래티지(Strategy, 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에 의해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변모한 회사다. 2021년 캐피털 그룹은 스트래티지 지분 12.3%를 약 5억 달러에 매입했다. 이후 신주 발행과 일부 지분 조정으로 현재 지분율은 7.89%로 줄었지만, 최근 5년간 주가가 2200% 이상 급등하며 현재 가치는 약 62억 달러에 달한다. 케이시는 WSJ에 “우리는 비트코인을 원자재처럼 본다”며 금이나 석유 같은 상품 기업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 기업들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캐피털 그룹은 일본 호텔 운영사에서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전환한 메타플래닛(Metaplanet) 지분 5%와 채굴업체 마라 홀딩스(Mara Holdings)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국채 규모는 100만 BTC를 넘어섰으며 이는 약 1170억 달러에 해당한다.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가 63만6505 BTC를 보유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마라 홀딩스가 5만2000 BTC 이상으로 뒤를 잇는다. 이외에도 XXI와 비트코인 스탠더드 트레저리(Bitcoin Standard Treasury) 같은 신흥 기업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으며, 메타플래닛, 불리시(Bullish), 코인베이스(Coinbase) 등이 상위 10위권에 올라 있다.
앞으로 메타플래닛과 셈러 사이언티픽(Semler Scientific) 같은 기업들은 각각 2027년까지 21만 BTC와 10만5000 BTC를 확보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세우고 있어,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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