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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하자 달러 스테이블코인 '김프' 현상… "MM 제도 도입해야"

디지털뉴스팀

승인 2025-10-15 09:35:00

[블록체인투데이 디지털뉴스팀]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자, 달러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환율을 웃돌며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심화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일부 거래소에선 1위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가격이 5000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안정성 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김치프리미엄의 원인을 개인투자자 위주의 시장 구조 때문으로 보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시장조성자(MM)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환율 급등…'김프'에 달러보다 비싸진 달러 코인

지난 14일 낮 12시 기준 업비트와 빗썸에서 USDT는 각각 1500원, 149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1500원 이상을 웃돌았으며 이는 같은 시간 달러·원 환율인 1430.1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USDT와 USDC는 달러와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이다. 즉 USDT 1개가 1달러에 해당하도록 설계돼, 통상적으로 환율에 따라 원화 가격이 움직인다.

최근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달러·원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하자 달러 스테이블코인 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100%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며 글로벌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스테이블코인 가격 급등은 한때 과열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11일 빗썸에서 USDC는 당시 종가 기준 달러·원 환율(1428.04원)을 크게 웃도는 1700원 이상까지 치솟았고, USDT는 한때 5755원까지 폭등했다.

이 과정에서 빗썸의 '코인 대여' 서비스에서 USDT 자동 상환이 발생해 일부 투자자들이 강제 청산을 당하는 사례도 벌어졌다. 이를테면 투자자가 1500원에 USDT를 빌려 다른 가상자산을 매수했다가 상환 시점에 USDT 가격이 5000원을 넘어서자, 자동으로 원금이 청산되는 방식이다.

빗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시장이 급변하며 해외에서 대규모 선물 거래 청산이 일어나자, 국내도 USDT 매수세가 커졌다"며 "김치프리미엄과 환율 상승 기대감이 겹치며 가격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빗썸은 지난 11일 USDT 급등으로 자동 상환이 피해가 발생한 이용자들의 손실액을 전액 지원할 방침이다.

비슷한 현상은 업비트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0일 업비트에서 USDT와 USDC는 1600원 이상에 거래됐으며, 같은 날 트럼프 일가가 발행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유에스디(USD1)'는 1만 원까지 급등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 앞두고 대책 목소리…"시장조성자 도입해야"

업계에서는 경제 불안시 환율 상승과 함께 스테이블코인이 오르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수 배 이상 급등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돼야 할 스테이블코인이 김치프리미엄 등의 영향으로 비싸게 거래되자,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안정성 유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현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연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통과를 목표로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이른 시일 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김치프리미엄은 이용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며 "자산의 가격이 왜곡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해외보다 비싼 가격에 매입하게 되며, 이는 개인 지갑에 자산을 입금하기 위해 국내 거래소를 사용해야만 하는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김치프리미엄의 근본 원인이 개인투자자 중심의 시장 구조에 있다고 보고, 시장조성자(MM) 제도 도입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은 "만약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1원 이상으로 거래될 경우 (발행사는) 스테이블코인을 추가 발행해 매도만 해도 이익을 볼 수 있다"며 "가격 왜곡을 막기 위해선 시장조성자 제도의 법제화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성자는 특정 종목에 대해 지속해서 매매 호가를 제시해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외 주요 증권 거래소 역시 다양한 시장조성자 모델을 운영하며 시장 안정성을 높여왔다.

코빗 리서치 센터는 "국내는 (가상자산) 시장조성자에 대한 명확한 제도가 부재해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유동성 부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국내 사업자들의 글로벌 경쟁력까지 저해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인베이스 등 해외 주요 거래소는 유동성이 낮은 거래 쌍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체계적으로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며 "전통 금융 시장 수준의 유동성·효율성을 갖추기 위한 기반을 통해 시장 성숙도를 제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