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박요한 기자] 터키의 2,000억달러 규모 암호화폐 시장이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최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실질적인 채택보다는 투기적 활동이 급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터키는 최근 몇 년간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한 해 동안 약 2000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를 기록하며 MENA 지역을 압도했다"고 밝혔다. 2위인 아랍에미리트(UAE)의 거래량은 530억달러에 그쳐, 터키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체이널리시스의 온체인 분석에 따르면, 터키의 암호화폐 거래 급증은 실질적인 도입이 아니라 투기적 거래 활동이 중심이었다.
보고서는 “터키의 암호화폐 시장은 실사용 목적보다 높은 수익을 노린 투기적 거래가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터키의 암호화폐 거래 규모는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이스라엘 등 다른 MENA 국가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반면 UAE에서는 암호화폐가 점차 투기 자산에서 실질적 결제 수단으로 전환되는 추세가 관찰된 반면, 터키에서는 알트코인 거래의 급등이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투기 성격이 뚜렷해지고 있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2024년 말 하루 평균 약 5000만달러 수준이던 터키의 알트코인 거래량은 2025년 중반 2억4000만달러로 폭증했다.
이로 인해 한때 시장을 주도하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급감했다. 2024년 말 2억달러를 웃돌던 터키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2025년 중반에는 약 7000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체이널리시스는 “이 같은 알트코인 거래 급등은 지역 경제 압박이 심화된 시기와 맞물린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절박하게 수익을 좇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는 터키의 암호화폐 시장이 기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소매 투자자 거래는 급격히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통화 불안 속에서 대형 투자자들은 자산 보호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참여 여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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