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디지털뉴스팀] 국회가 국정감사 현장에서 스테이블코인 용어를 혼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를 주도하는 국회가 용어부터 혼동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국회의사중계시스템에 따르면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70%가 테라(UST)"라며 "테라의 준비금은 대부분 미국 단기 국채이며, (발행사들은) 초과 이자 수익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의 발언은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정책을 왜곡하거나 금융 질서를 흔들지 않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질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유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성 시 은행권 과반수 참여 △가상자산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금지 △규제 샌드박스 사전 운영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금지 등을 제안했다.
당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유 의원이 사례로 들었던 스테이블코인은 'UST'가 아닌 '테더(USDT)'다. 둘 다 스테이블코인이지만 기본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USDT는 미국 달러와 1:1로 연동된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USDT 1개가 1달러 가치를 지닌다. 올해 초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엘살바도르로 본사를 이전한 테더가 발행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24일 코인게코 기준 전 세계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3036억 달러다. 그중 USDT 시총이 1825억 달러로 약 60%를 차지한다. 서클이 발행한 유에스디코인(USDC)의 시총이 765억 달러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USDT는 이용자가 USDT 구매를 위해 달러를 예치하면, 테더가 그 자금으로 미국 단기 국채를 매입해 이자 이익을 얻는 구조다. 테더는 USDT 발행량에 상응하는 준비금(미 국채, 현금 등)을 보유해야 한다. USDT는 저렴한 비용과 빠른 거래 속도로 송금·결제 분야에서 '차세대 기축통화'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UST는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발행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지난 2022년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든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잘 알려진 가상자산이다.
UST는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자매 코인인 '루나(LUNA)'를 통해 1달러 가격을 유지하는 구조다. UST를 소각하면 해당 가치만큼 LUNA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수요·공급을 조절해 가격을 조정한다.
그러나 지난 2022년 5월 알고리즘 메커니즘이 붕괴하며 '디페깅(가치 연동 붕괴)'이 발생해 일주일 만에 약 52조 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처럼 기본 구조부터 다른 스테이블코인을 혼동한 발언이 나오자, 업계에서는 "입법 논의의 중심에 있는 국회가 핵심 개념조차 혼동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테라·루나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된 가장 큰 사건"이라며 "아무리 실수라도 공식 석상에서 UST와 USDT를 혼동한 채 논의가 진행되는 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상황에서 정책을 설계하는 주체가 산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업계 활성화보다는 단기 이슈에 편승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책 입안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건 긍정적이지만, 이슈성 질의보다 산업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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