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암호화폐 시장 장기 보유자와 대규모 투자자들이 지속적인 매도 압력을 시장에 가하며, 자산 가격이 고점 폭발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9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조르디 비서(Jordi Visser)는 "장기 투자자와 고래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현금을 회수하며 지속적인 매도세를 유발하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마치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 이후 나타난 시장 역학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닷컴 붕괴로 주식은 최대 80% 폭락했으며, 이전 고점을 회복하는 데에는 16년의 긴 조정 기간이 이어졌다.
비서는 "당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기술주 투자를 했지만 매도 제한(lock-up) 기간 때문에 손발이 묶여 있었고, 제한이 풀리자마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절박하게 시장에 매물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많은 주식이 IPO 가격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벤처캐피털(VC)과 내부 투자자들은 유동성이나 환매가 절실해 랠리가 나올 때마다 매도했다. 솔라나, 이더리움, 모든 알트코인, 그리고 비트코인에서 나 역시 이런 흐름을 경험했다”라고 덧붙였다.
비서는 암호화폐 시장이 닷컴 붕괴 이후와 같이 16년 동안 회복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며, 단지 현재 시장에 쌓여 있는 매도 압력을 설명하기 위한 비유라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이 이 조정 국면의 끝에 가까워졌으며, 길어도 앞으로 1년 정도만 남았다고 진단했다.
이 분석은 10월 이후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세장이 시작됐다는 두려움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로 인해 여러 애널리스트와 투자기관들은 기존 강세 예측을 낮추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부근에서 바닥을 다지는 신호를 보인다고 분석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매도 압력이 계속될 경우 가격이 9만20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애널리스트 훌리오 모레노(Julio Moreno)는 "고래 투자자와 장기 보유자들이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차익 실현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자체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매도 압력이 누적되더라도 이를 흡수할 새로운 수요가 충분히 유입되지 않을 때다. 새로운 매수세가 부족하면 시장에 풀려나오는 공급을 감당하지 못해 가격 하방 압력이 발생한다.
모레노는 “10월 이후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는 증가하고 있다. 놀랄 일은 아니지만, 수요가 줄어들어 장기 보유자들의 매물을 높은 가격에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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